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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강서교육청 평생교육 프로젝트 관련 조선일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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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2017-02-24 12: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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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 동아리 '자연의 빛깔'

물에 적신 위에 염료를 풀어 주무른다. 연두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하나 싶더니 어느새 푸른 하늘빛을 머금었다. 천연염색에 매료된 백석초등학교 학부모 동아리 '자연의 빛깔' 회원들을 만났다.



자연이 만들어낸 고운 빛깔에 빠졌다는 회원들. 앞줄 왼쪽부터 신지원, 배은하, 이수열, 엄미선, 이혜진씨. 뒷줄 왼쪽부터 이수정, 정언주, 문현주, 오한나, 전희영, 이순광, 김나연, 서정화, 서지혜씨 / 이경민 기자


■" 냄새 나는 셔츠, 아이에게 입힐 거예요."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팔이 빠져라 주무르고 있는 것은 집에서 흔히 있는 티셔츠다. "지난주에 1차로 감물을 들였고 오늘은 쪽물을 덧입히는 혼합 천연염색을 익히는 "이라고 김나연(37·강서구 등촌동)씨가 귀띔을 해준다. 푸르고 진한 염료는 쪽에서 추출한 쪽물이다. 염료에 담가 주무르기를 한참, 물기를 짜낸 티셔츠가 드디어 자태를 드러냈다. 백석초등학교 건물 뒤뜰에 내걸린 티셔츠를 보면서 허리를 쭉쭉 펴는 회원들의 얼굴빛이 환하다. "우중충해 뵈지만 하룻밤 지나 다시 물에 담갔다 말리면 얼마나 깊은 멋이 느껴진다고요. 옷은 아들 민수 것이예요. 깜짝 선물 하려고요." 김씨가 생글생글 웃으며 설명을 이어간다. "쪽빛 하늘은 파란 가을 하늘 보고 하는 얘기잖아요. 이제 빛깔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
자연의 빛깔' 백석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천연염색 동아리다. 풍성한 야생화 꽃밭이 조성된 학교 교재원에 관상용으로 심었던 금잔화를 학부모가 우연히 손수건에 풀물을 들여본 것이 계기가 동아리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학교를 오가는 길에 잠시 짬을 풀물을 들여보는 정도였는데 학교 측에서 관심을 갖고 지난 4 강서교육지원청의 평생학습프로그램 공모에 신청해 '참신하다' 평가를 받았다. 결국 강서교육지원청의 지원을 받는 평생학습동아리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고. 학교에선 신관 다목적실을 회원들에게 내줬고 천연염색 전문 강사를 초청해주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딜수록 고운 빛깔 품어내는 천연염색

교실 벽면에는 색이 깊고 은은한 쪽빛 스카프를 비롯해 치자로 물들인 스카프, 감물을 들인 티셔츠 회원들의 천연염색 작품이 전시돼 있다. 양파껍질을 달인 염료로 만든 병아리 빛깔 아기 이불도 눈에 띈다. 천연염색에 사용되는 재료는 푸른색을 내는 , 분홍색 홍화, 노란색 치자 무궁무진하다. "구하기 쉬운 재료를 활용하고 있는데 양파껍질도 그중 하나"라고 지도 강사( 이순광) 설명을 해준다.

천연염색 재료의 대부분이 한약재인 것도 재미있다. 오한나(39·강서구 등촌동)씨가 "염색하다 저절로 알게 한방 약재 상식이 살림에 도움이 됐다" 물에 불려 붉게 우러난 소방목(蘇枋木) 쪽을 건넨다. "맛이 달고 순한 소방목도 여자들에게 좋은 약재라네요." 콩과의 식물로 혈액순환, 통증완화 등에 쓰이는 약재인 소방목은 값싸고 염색하기도 쉬워 널리 쓰이는 붉은색 염료 재료다. 왕의 곤룡포에 사용된 색이기도 하다고. 고무장갑을 작업하지만 염료를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하는지 회원들의 손에 푸르고 검고 붉은 온갖 물이 배었다. 염료에 담갔다 말리기를 거듭해야 하는 천연염색은 햇빛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여름 한동안은 장마로 염색작업을 못해 이론 수업을 했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는 회원들마다 작성한 40 페이지의 포트폴리오에 오롯이 담겨 있다. 자연의 색을 거듭 깨워내는 과정이 더딜수록 고운 색을 품는다는 천연염색, 셋씩 짝을 지어 쪼그리고 앉아 고단한 작업을 하는 와중에도 회원들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묻어난다. 전희영(37·강서구 등촌동)씨는 " 많이 드는 염색 작업을 통해 회원들과 자매처럼 끈끈하게 정이 들었다" 말해 좌중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명숙(60·강서구 등촌동) 백석초등학교 교장은 "젊은 어머니들이 손에 물드는 마다하지 않고 소매 걷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학교가 건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생기 넘치는 어머니들의 손끝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하다" 했다. 회원들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연말에는 작품을 판매해 불우이웃을 돕고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천연염색을 알리는 일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가올 가을 운동회에서는 천연염색 스카프를 허리에 두르고 달려 대회를 휩쓸겠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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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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